[종목분석] 3부. 일진다이아; 다이아몬드의 네 가지 미래

우주, 전쟁, 반도체, 그리고 영구 전원

일론 머스크가 SpaceX로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가치평가 1.5조 달러 규모다.

우크라이나는 5,240억 달러의 재건 비용이 필요하다.

TSMC와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 경쟁을 시작했다.

중국은 50년 동안 충전 없이 작동하는 배터리를 출시했다.

이 네 가지 미래의 공통 분모는 무엇일까. 다이아몬드다.

이 글에서는 다이아몬드 산업의 4갈래 미래와, 그 안에서 일진다이아가 어디에 위치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매크로는 매우 강력하고, 일진다이아의 직접 수혜는 부분적이다.

갈래 하나 ─ 우주 데이터센터와 다이아 방열

2025년 12월 일론 머스크가 X에 글을 올렸다.

Starlink V3 위성을 스케일업하면 궤도 데이터센터가 가능하다고. SpaceX는 “Heart of the Galaxy”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이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 1.5조 달러 가치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왜 우주에 데이터센터인가.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우주에서는 태양광이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둘째, 진공이라 복사 방열이 지상 냉각보다 효율적이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의 40%를 냉각에 쓰는데, 우주에서는 그 비용이 사라진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진공에서는 공기가 없으니 대류로 열을 빼낼 수 없다. 칩에서 발생한 열을 어떻게 라디에이터까지 끌어낼 것인가. 답은 고열전도 소재로 칩에서 직접 열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열전도 소재가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의 열전도율은 2,200~2,400 W/m·K로 구리의 5~6배, 실리콘의 약 15배다.

게다가 전기는 절연체라 반도체 패키징에 이상적이다. 이 영역의 핵심 기술이 GaN-on-Diamond다. Akash Systems는 이미 2023년부터 GaN-on-Diamond 위성 RF 모듈을 우주에 보내고 있다.

스탠퍼드와 UC산타바바라는 2025년 5월 GaN HEMT에 다이아 후공정 통합 첫 사례를 발표했다. Element Six는 2025년 1월 Photonics West에서 Cu-Diamond 복합소재를 출시했다.

CVD 다이아 heat spreader 시장은 2026년 약 2.2억 달러에서 2035년 5억 달러로 CAGR 9.4%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크진 않지만, 우주 데이터센터가 본격화되면 곡선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Starship으로 4~5년 내 100GW를 고궤도에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갈래 둘 ─ 전후 재건과 건설용 다이아 공구

KYIV, UKRAINE – FEBRUARY 25: A child on a swing outside a residential building damaged by a missile on February 25, 2022 in Kyiv, Ukraine. Yesterday, Russia began a large-scale attack on Ukraine, with Russian troops invading the country from the north, east and south, accompanied by air strikes and shelling. The Ukrainian president said that at least 137 Ukrainian soldiers were killed by the end of the first day. (Photo by Pierre Crom/Getty Images)

다른 한쪽에서는 다른 종류의 다이아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이다.

세계은행의 2024년 12월 평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 총비용은 향후 10년간 5,240억 달러다. 그 중 건설자재 시장만 약 65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26~2028년 CAGR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수요는 연간 1,400만 톤 피크에 달한다.

시멘트와 콘크리트, 철근을 절단·드릴·연마하는 모든 작업의 핵심 소모재가 다이아몬드 segment, 블레이드, 와이어쏘다. 글로벌 건설용 다이아몬드 공구 시장은 2026년 194억 달러에서 2034년 278억 달러로 CAGR 4.6% 성장 전망이다.

여기서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일진다이아는 다이아몬드 분말과 세그먼트를 공급하는 원료 공급자이고, 완제품 공구는 Saint-Gobain, Husqvarna, Tyrolit, Bosch 같은 글로벌 공구사가 만든다.

즉 부가가치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래도 글로벌 점유율 17~18%가 그대로 반영되면 본업 매출이 크게 회복할 여지는 있다. 가동률 50% 미만의 여유 capa가 정확히 이 시나리오를 위해 대기 중인 셈이다.

갈래 셋 ─ 차세대 반도체 다이아 웨이퍼

세 번째 갈래는 가장 기술적으로 흥미롭다. 다이아몬드 웨이퍼다.

반도체 웨이퍼 소재는 4세대로 진화 중이다. 1세대 실리콘, 2세대 실리콘카바이드(SiC) 또는 질화갈륨(GaN), 3세대 산화갈륨(Ga2O3), 그리고 마지막 4세대가 다이아몬드다.

다이아가 궁극의 반도체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밴드갭 5.5 eV로 실리콘(1.1 eV)의 5배에 달해 고전압을 견딘다. 변위에너지는 43 eV로 방사선 내성이 모든 반도체 소재 중 최고다.

열전도율 2,200 W/m·K는 자체 발열을 즉시 처리한다. 우주방사선이 강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우주 및 국방용 반도체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다.

한국에서는 이 영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RFHIC(코스닥 218410)는 2023년 12월 국내 최초 4인치 다이아몬드 웨이퍼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추진 중이다. 한국공학대 남옥현 교수팀은 2025년 11월 (111)면 단결정 다이아 웨이퍼를 사파이어 위에 성장시키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경상남도는 한국전기연구원과 일본 Orbray와 함께 우주항공용 다이아 전력반도체 국제공동 R&D를 추진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는 어디에 있는가.

회사는 공식적으로 다이아몬드 웨이퍼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전력반도체, 항공, 우주, 국방에 적용된다고 표방하고 있다. 다만 사업보고서 R&D 실적표에 명시적으로 등재된 다이아 웨이퍼 프로젝트는 아직 없다.

후발 주자이지만 세계 3위 합성다이아 양산 capa와 원료 내재화 우위를 보유한 잠재 강자다. 이게 thesis 4의 핵심이자 한계다. 매크로 방향은 분명하지만 가시화 시점이 불확실하다.

갈래 넷 ─ 다이아 배터리와 영구 전원

가장 미래지향적인 영역이다. 베타볼타이크 배터리, 또는 다이아몬드 배터리라고 불린다.

먼저 흔한 오해부터 정정해야 한다. 이건 핵분열을 이용하는 소형 원자로가 아니다.

베타붕괴라는 자연 방사성 붕괴에서 방출되는 베타 입자(고속 전자)를 다이아몬드 반도체로 흡수해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핵분열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가 쪼개지는 현상이고, 베타붕괴는 불안정한 동위원소가 자연스럽게 베타 입자를 방출하며 안정화되는 현상이다. 완전히 다른 물리현상이다.

여기서 다이아가 핵심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와이드 밴드갭(5.5 eV)으로 변환 효율이 높다.

둘째, 변위에너지 43 eV로 방사선 내성이 모든 반도체 중 최고다.

셋째, C-14 자체가 탄소이므로 다이아몬드와 합쳐져 방사선원과 변환기를 한 덩어리로 만들 수 있다.

상용화는 두 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 Betavolt가 2024년 1월 BV100을 발표했다. 15×15×5mm, 100마이크로와트 출력, 50년 수명, Ni-63 동위원소와 단결정 다이아 반도체 조합이다.

영국 University of Bristol과 UKAEA는 2024년 12월 세계 최초 C-14 다이아 배터리를 발표했다. 반감기 5,730년이다. 인류 문명 역사만큼 작동하는 배터리다.

응용 분야는 작은 출력에 긴 수명이 필요한 곳이다. 심박조율기와 인공심장, 우주 탐사선, 원거리 IoT 센서, 군용 전자봉인. 출력을 1W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단결정 CVD 다이아의 대면적화가 필수인데, 그게 바로 일진다이아의 양산 capa가 결정적 우위가 될 수 있는 영역이다.

네 갈래의 공통 분모, 단결정 CVD 다이아의 대면적화

네 가지 미래는 다른 듯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단결정 CVD 다이아의 대면적화와 고품질화가 모든 영역의 병목이라는 것이다.

방열용 heat spreader도, 차세대 반도체 웨이퍼도, 베타볼타이크 변환기도 모두 단결정 CVD 다이아의 두께, 면적, 균일성에 따라 출력이 결정된다.

이 영역의 글로벌 강자는 Element Six(영국, De Beers 계열), Sumitomo Electric(일본, SUMICRYSTAL), II-VI(미국)다. 일진다이아는 HPHT 분말 양산에서는 세계 3위지만 CVD 단결정 영역에서는 후발이다.

일진다이아의 위치 ─ 잠재력은 있지만 가시화는 미흡

정직하게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일진다이아는 위 네 갈래 미래에 매우 좋은 포지션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

세계 3위 합성다이아 메이커, KIST 협력 30년 노하우, 양산 capa, 원료 내재화. 그러나 사업보고서로 검증할 수 있는 가시적 진척은 아직 부분적이다. 정부 국책과제는 RFHIC, 한국공학대, KERI-Orbray 컨소시엄이 가져갔고, 일진다이아의 다이아 웨이퍼 R&D는 사업보고서에 명시적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다.

이게 PBR 0.4의 갭일 수도 있다. 시장은 일진다이아를 정체된 공구회사로 가격 책정하지만, 다이아몬드 산업의 4갈래 미래 중 어느 하나가 본격화되면 재평가가 시작될 수 있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가 thesis 4의 핵심 질문이다.

다음 4부에서는 그 가시화의 첫 시그널일 수 있는 ─ 2026년 3월 일진그룹 차원의 동시 인사 쇄신과 그 의미를 짚어본다.

박성진 신임 대표 영입과 Value-Up 자율공시가 thesis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가 다음 글의 주제다.


면책 조항: 본 글은 개인 투자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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